시작하며: 우리 곁에 다가온 인공지능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는 스마트폰 속 음성 비서부터,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넷플릭스까지,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닙니다. 2025년 현재, AI는 우리 삶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달간 AI 기술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라는 단어만 들으면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글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최근 3개월(2025년 5월~7월)의 최신 동향을 중심으로,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AI 트렌드는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한국에서는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쉽고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똑똑한 비서를 넘어, 스스로 일하는 ‘에이전트 AI’의 등장
지금까지의 AI가 주로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나 '비서'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여러 단계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트 AI(Agentic AI)'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AI는 마치 유능한 신입사원과 같습니다. 단순히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을 넘어, 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 요약하고, 심지어 이메일 초안까지 작성해주는 것이죠. 이처럼 복잡하고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업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핵심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에이전트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NVIDIA나 IBM 같은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재무 분석, IT 운영 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맥킨지(McKinsey) 보고서 역시 2025년 가장 주목할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에이전트 AI를 꼽으며, '가상 동료'의 등장을 예고했습니다.
AI와 더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시대: 멀티모달 & 책임감 있는 AI
AI가 점점 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고 듣고 말하는 ‘멀티모달 AI’
'멀티모달(Multimodal) AI'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영상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람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음성)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제스처(이미지)를 함께 보고 의미를 파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기술 덕분에 AI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누비랩(Nuvilab)'은 AI 푸드 스캐너를 통해 음식 이미지를 분석하여 영양 정보를 제공하고, '스트라티오(Stratio)'는 AI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멀티모달 기술은 이미 우리 산업 곳곳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 목록에도 이러한 기술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랙박스’를 열다: 설명가능 AI(XAI)와 책임감 있는 AI
AI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AI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AI의 판단 과정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기술을 '설명가능 AI(Explainable AI, XAI)'라고 합니다.
특히 금융이나 의료처럼 결정 하나하나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 XAI는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AI가 대출 신청을 거절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금융 당국 역시 금융회사가 AI를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차별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책임감 있는 AI(Responsible AI)'라는 더 큰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AI를 개발하고 사용할 때 공정성, 투명성, 안전성 등 윤리적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PwC의 2025년 예측에 따르면, 이제 기업들은 AI 거버넌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입니다.
우리 삶을 바꾸는 AI: 한국 산업 현장의 혁신 사례
이러한 글로벌 AI 트렌드는 한국의 산업 현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국내 기업들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4곳(37.1%)이 이미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의 도입률은 65.1%에 달했습니다.
제조업: 스마트 팩토리의 확산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은 AI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삼성, 현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은 생산 공정에 AI를 도입하여 불량품을 찾아내고, 설비 고장을 예측하며,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The Diplomat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강력한 정부-기업 협력과 목표 지향적 전략을 통해 AI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AI가 건강을 지킨다
헬스케어 분야는 AI가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한국 정부는 2025년 1월, 향후 5년간 필수 의료 및 신약 개발 분야의 AI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종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는 AI가 의료 영상을 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AI 안부 챗봇 서비스'는 독거노인에게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등, AI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따뜻한 기술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금융(핀테크): 더 빠르고 안전한 금융 서비스
금융 분야에서도 AI 도입이 활발합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은 사기 거래 탐지, 신용 평가, 고객 응대 챗봇, 개인 맞춤형 자산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금융 서비스의 효율성과 보안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 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 서비스 분야 생성형 AI 시장은 2024년 2,590만 달러에서 2030년 2억 2,04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43.9%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한국 AI의 미래를 위한 단단한 기반
한국 AI 산업의 빠른 성장은 탄탄한 정책적 기반과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 덕분입니다. 정부는 2025년 1월, AI 산업 육성과 신뢰 확보를 위한 기본법인 'AI 기본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원칙을 바탕으로 혁신을 장려하되, 고위험 AI에 대해서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균형 잡힌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는 151개의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인 사용자(B2C) 대상 서비스에서 기업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업용(B2B) 솔루션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추세입니다.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 속에 이들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AI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치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제언
지금까지 2025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AI 트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AI는 이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AI'로 진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멀티모달 AI'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설명가능 AI'를 통해 우리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제조업,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AI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때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AI는 결국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도구'입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꾸준한 관심과 배우려는 열린 자세가 아닐까요?
이 글이 AI라는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AI가 우리 삶을 또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함께 지켜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